73년 7월 1일 TV 프로그램 편성표 (8면)

'웃으면 복이와요', '수사반장', '장학퀴즈', '배달의 기수' 같이 낯익은 프로그램들도 눈에 띄는군요.

'새마을 종합소식', '정부와의 대화', '조국의 방패', '국방뉴스' 같은 관제 프로그램들이 눈에 띄구요..

30년 전에도 MBC 9시뉴스는 "MBC 뉴스데스크"였군요. 그건 미처 몰랐던 사실이네요..^^;

73년 7월 1일 "오늘의 날씨" (7면)    며칠 전부터 장마비가 시작되었다는데, 그날은 비는 내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날 해뜨는 시간이 5시 14분이니까, 저는 해가 뜨고 나서 바로 40분에 세상에 나왔군요..^^

1면 기사 "전 도시근로자 가구등 월평균 소득 42,510원"

소비지출 35,870원, 저축 4,060원

식료품비 39.9%, 잡비 25.8%, 주거비 19% (73년 1/4분기 현재)

2002년 1/4분기 통계조사 결과, 도시근로자 가구 월평균 소득이 2,642,900원이니까, 30년 만에 62배가 증가했군요...

"한국 상공에 방사능 낙진 : 빗방울서 '죽음의 재' 검출" (7면)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있네요. 중국(그 당시는 중공이었지요. 지금 들으니 참으로 감회가 새롭군요) 서부 신장 사막지역에서 중국이 핵실험을 했는데, 그 후 70시간 만에 우리나라 빗방울 속에서 허용 농도의 350배의 방사능 낙진이 검출되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과학기술처에서 국민들에게 말하는 권고사항은 "인체에 직접적인 위험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2주간 비 맞지 말고, 빗물 마시지 말고, 야채 등 잘 씻어먹도록" 정도네요...

우리나라에서 원자력 발전을 시작한 것이 1976년이니까, 그 당시만 해도 원자력과 방사능 문제에 대해 인식이 거의 없던 시절이라 할 수 있겠네요. 그 당시 정권에서도 그러길 바랬겠구요...

중국 핵실험이 그 당시엔 상당히 빈번했던 것을 전제하면, 우리 국민들은 '방사능비'를 종종 맞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공해방지 시설 의무화 : 중화학 공장 사이 완충녹지 조성" (1면 중단)

"정부는 중화학공업 조성에 따른 공해방지대책으로 입주공장과 공장 사이에 완충녹지를 조성하고 공해로 인한 피해보상은 공해를 일으킨 기업이 책임지는 등 종합적인 공해대책을 마련했다...

단지조성의 적정화, 업종별 공장의 합리적 배치, 저유황함유 연료사용 의무화, 오염대상업체의 고성능 정화장치 설치, 공해방지시설의 의무화, 지방자치단체의 강력한 규제, 정기예측체제 확립, 공해피해보상..."

1973년이면 아직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생기기 이전이라, "환경"이라는 단어 대신에 "공해"라는 용어가 사용되던 시절인데요.. 제가 알고 있던 것보다는 훨씬 더 빨리 정권에서 공해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공단 주변 지역 주민들의 문제의식과 구체적인 피해도 있었을 것이구요(실제로 주민들의 집단적인 행동, 그리고 전문가 그룹의 활동이 시작된 것은 70년대 후반부터입니다).

공해문제 관련 학위논문을 봐도 "경제개발도상에 있어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공해문제 연구"(1972), "도시화 과정에 있어서의 환경문제에 관한 고찰"(1972), "한국의 경제성장과 공해문제"(1973) 등 이 때부터 사회적인 인식이 시작된 것만은 분명하군요.. (본격적으로 논문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1977년부터입니다)

물론 강력한 법규제 제도와 강력한 시행은 별도의 문제겠지요. 실제 정부의 의지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잘 모르겠군요.

"유류값 월내 현실화 검토 : 전기동, 지류, 사료, 고무제품도"

이날 1면 톱기사입니다. 참, 1973년은 제1차 오일쇼크로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겪던 시기였습니다. 7월달 시작하자마자 경제에 점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네요..

신문 하단에 빼곡히 실려있는 학원 광고들입니다. 지금과 별로 달라보이지 않는군요..^^

한가지 눈에 띄는 건 "TV학원" 광고입니다. TV, 라디오 같이 당시에는 최첨단 기기들을 습득하는 학원들이, 마치 지금의 컴퓨터 웹프로그래밍 학원을 보는 듯 합니다.

명보극장의 "부리바", 국제극장의 "십계" 영화 광고입니다.

요금이 일반 440원이네요... 밑에 용산 "보우링" 센타 광고도 보입니다.

구인 광고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건 "식모" 구한다는 광고네요.

"3식구 우대 월 9천" / "사장댁 3식구 옷줌"

"여교사 월9천 우대" / "모녀 직장나감 월 최고"

"부부교사 월9천 옷 용돈" / "3식구 사장집 특월급 옷줌"

한달에 월급 9천원이 '정가'였나 봅니다. 두 자리 국번 전화번호도 새삼스럽네요.

위의 신문 자료들은 KINDS에서 검색된 자료들입니다. 이곳에서는 1960년부터 89년까지의 신문자료를 이미지 파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상 많이 좋아졌죠? 위 자료들의 저작권은 KINDS와 한국일보에 있음을 알려드리면서, 두 단체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